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字(자)는 永五(영오) 號(호)는 林坡(임파) 資性(자성)이 篤實(독실)하고 體局(체국)은 凝定[응정;堅固(견고)하고
安定(안정)함]하였으며 風采(풍채)가 좋았다. 일찍이 서울에 계실 때에 參判(참판) 李愚明(이우명)이 한번
만나 보고는 英特(영특)한 資質(자질)과 高尙(고상)한 人品(인품)은 모두가 朝廷(조정)에 벼슬할 器局[기국;
才幹(재간)과 度量(도량)]이라고 하였다.
哲宗(철종) 九년 戊午年(무오년,1858년) 九月 二十一日에 咸安郡(함안군) 山仁面(산인면) 雲谷里(운곡리)
私第(사제)에서 출생하시어 겨우 十歲(십세)에 어머님[海州 鄭光悳(정광덕)의 따님]을 여위게 되셨으나 喪禮(상례)를
지내시기를 成人(성인)과 같이 하면서 아침과 저녁에 슬피 우니 보는 사람들이 이를 가엾게 여겼다. 뒤에 長成(장성)하게
되자 운오공을 섬기면서 더욱 효도하고 공경하며 마음이 성실하고 專一(전일)하여 세미한 일에도 어긋남이 없었다.
운오공이 집안의 종이 제 아비에게 順從(순종)하지 않는 놈을 꾸짖기를 "너는 너의 나이 젊은 주인을
보지 않았는가 ? 네가 만약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능히 感化(감화)하지 않겠는가" 하시며 꾸짖으셨다.
운오공이 慷慨(강개; 의분에 복받치어 슬퍼하고 한탄함)하면서 때를 만나지 못한 느낌이 있으므로 간혹 술을 지나치게
드시고는 음식을 드시지 않으시니 마음을 조이고 얼굴빛에 근심을 띄고서 지극한 정성으로 울면서 청하여 반드시
음식을 드시고 난 후에야 그치게 되었다. 손님으로 대접하는 친구 분이 사방에서 이르러서 대문 앞에는 수레가,
지게 문 앞에는 가죽신이 어느 날이든 가득히 차지 않은 적이 없었다. 임파공께서는 위로는 어버이의 뜻을 받들고
곁으로는 손님을 접대하면서 모두 그 도리를 다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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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8년 운오공이 세상을 버리시니 초상 장사의 祭禮(제례)와 喪服(상복) 음식의 절차를 낱낱이 예절을 따라
행하셨다. 墳墓(분묘)가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새벽 저녁으로 울면서 살피며 바람이불고 비가 오더라도 살피는
일을 그만두지 아니 하셨다. 三年喪(삼년상)을 마치고 나자 고을의 人士(인사)들이 공의 孝誠(효성)에 감동하여
이 일을 闡揚(천양)하려고 訴狀(소장; 사정을 호소하는 글)을 官衙(관아)에 바치려고 하니 이 소식을 듣고
크게 놀라서 두 번,세 번 편지를 보내어 이일을 정지시켰다. 1901년에 처음으로 벼슬을 하여 顯陵參奉(현릉참봉)이
되셨으며 1902년 承訓郞(승훈랑,正六品)으로 승진하셨다.
1910년 에 나라가 없어지는 지경에 이르게되니 임파공께서는 몹시 분개하셔서 잠을 주무시지 못하고 밥을 드시지
못한지가 여러 날이 되었다. 얼마 후에 말씀하시기를 "세상의 모든 일은 진실로 어찌 할 수가 없으니
내 힘으로 할 만한 일만 해야 되겠다"하시고는 儒敎(유교)를 講習(강습)하여 그 種子(종자)를 잃어버리지
않는 일로써 스스로 마음속에 期約(기약)하셨다. 운오공이 일찍이 운곡에 서당을 설치하셨는데 地名(지명)이 중국
宋(송)나라 大賢(대현) 朱子(주자)가 거주하던 운곡과 서로 符合(부합)한 이유로써 晦庵朱夫子(회암주부자)에게
釋菜禮[석채례; 옛날 성현들에게 올리는 祭祀(제사)]를 올리려고 했으나 시행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내 雲谷書堂(운곡서당)을
고쳐 세우면서 構造(구조)를 넓히고는 南道(남도)의 士友(사우)들과 의논하여 契(계)를 만들어 約條(약조)를
제정하여 매년 九月에 석채례를 올리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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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채례를 올리고 난 후에 講席[강석: 經書(경서)를 講義(강의)하는 자리]을 열게 되니 재주 있는 선비들이
많이 모이게 되어 선비의 氣槪(기개)가 점차로 떨쳐졌다. 이곳에 書籍(서적) 數 千 卷(수 천 권)을 사들이고
田畓(전답) 數百(수백)묘를 사두고는 德行(덕행)이 높은 스승을 招聘(초빙)하고 四方(사방)의 英才(영재)들을
많이 불러와서 그들의 衣食(의식)을 供給(공급)해주면서 배우도록 하였다. 中國(중국)의 靈峯(영봉) 夏震武(하진무)씨가
浙江省(절강성)에서 儒敎(유교)를 크게 主唱(주창)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편지를 써서 뜻을 전달했는데 그
편지 序頭(서두)에 朱子(주자)의 학문이 행하지 않으면 孔子(공자)의 儒道(유도)가 밝아지지 않음을 말하고,
道學 政治(도학정치)와 人物 心術(인물 심술)의 邪正 得失(사정 득실)의 분변을 말하고 끝에는 天下(천하)의
賢士(현사)들과 더불어 聲氣(성기)가 같은 사람들은 서로가 呼應(호응) 하게 되니 儒道(유도)를 만 분의 일이나마
扶植(부식)할 계책을 원한다는 뜻을 말하면서 쓰신 내용의 滔滔(도도; 물이 흐르듯이 말이 거침없음)함이 이
편지를 읽은 사람은 모두가 感歎(감탄)하였다.
1918년 高宗 皇帝(고종 황제)의 승하소식을 들으시고 병환 중이심에도 달려가셔서 통곡하셨으며 뒤에 純宗 皇帝(순종
황제)의 國喪(국상)에도 또한 그렇게 하셨다. 1917년 한 둘의 친근한 친구와 동쪽으로 金剛山(금강산)에
가서 內金剛(내금강), 外金剛(외금강)의 좋은 경치를 보시고 서쪽으로 平壤(평양)의 古蹟(고적)답사 鴨綠江(압록강)을
건너 白頭山(백두산)과 黃河(황하)를 오르내리면서 遼陽(요양)과 계구를 두루 往來(왕래)하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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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는 통영군의 한산도에 가서 祭文(제문)을 지어 忠武公(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시호)에게 제사를 지내고
東萊府(동래부)의 安樂書院(안락서원)으로 오셔서 宋泉谷(송천곡; 송상현의 호)에게 술잔을 올리고, 제사를 지내셨다.
또 경주에 이르러 東京(동경; 신라의 서울인 경주를 지칭) 儀物(의물)의 盛大(성대)함을 돌이켜 생각하시며
당면한 世事(세사)를 걱정하셨다. 돌아오셔서 집 남쪽 시내 위에 亭子(정자) 한 채를 지어 골짜기 이름을 따라서林坡亭(임파정)으로
篇額(편액; 집 이름을 지어 집 문 위에 걸어 놓은 널조각)하고는 그 속에서 거처하시면서 圖書(도서)에 즐거움을
붙이고 한가하게 세월을 보내시었다. 그 시대의 明德(명덕; 명예와 덕행이 깊은 선비)이신 崔 勉庵(최면암;
최익현의 호), 宋淵齋(송연재),許后山(허후산),全 艮齋(전간재),鄭老栢軒(정노백헌), 奇松沙(기송사)등 여러
선생들에게 面對(면대)하시거나 書信(서신)으로 교류하시면서 학문 講習(강습)에 진력하시면서 箴(잠) ,銘(명)등
古人(고인)의 訓戒(훈계)를 아침저녁으로 떠나지 않으셨으니 몸가짐에 조금도 흐트림이 없으셨다. 人倫(인륜)에
돈독하여 繼母(계모;全義 李鉉周의 따님)를 섬기기를 한결같이 자기를 나으신 어머니와 같이 하였는데 喪事(상사)를
만나서는 임파공의 연세가 육십이 넘었는데도 三年喪을 마치면서 술과 고기를 드시지 않으셨다.
巾箱(건상; 명주로 바른 작은 상자) 속에 있는 운오공의 手蹟(수적; 손수 쓴 필적)을 보시고는 여러 번이나
어루만지시며 목이 메어 울면서 견디어 내지 못 하셨다. 무릇 祭祀(제사)를 드릴 적에는 정성과 공경을 극진히
하여 연세가 칠십이 넘었다는 이유로써 조금도 게을리 하시지 않으셨다. 先祖(선조) 北溪公(북계공)의 文蹟(문적)은
여러 번 兵火(병화)를 겪었기 때문에 흩어져 전하는 것이 없었는데 公私(공사)의 文字(문자)를 널리 蒐集(수집)하여
이를 엮어서 實記(실기)를 만들었고 또 碑石(비석)을 세워 그의 遊息(유식)하는 곳을 표시하였으며 獨村公(독촌공)의
孝子旌閭(효자정려)는 여러 세대가 지났으나 위의 恩典(은전)을 받지 못하였는데도 정성과 힘을 다하여 이를 성취
시켰으며 약암공,운오공 兩代(양대) 遺稿(유고)를 차례대로 刊行(간행)하여 세상에 널리 알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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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代(선대)의 墓所(묘소)에는 모두 碑石(비석)을 세우고 齋室(재실)을 設置(설치)하시고 傍先祖(방선조)에게도
비석을 표시하고 外祖父(외조부)와 外舅[외구; 妻父(처부)]의 墓所(묘소)에도 각각 祭田(제전)을 두었다.
운오공이 일찍이 洛東江(낙동강)위에 한 채의 亭子(정자)를 두기를 계획하고 계시었으나 실행하시지 못하였는데
임파공께서 정자를 지어 이름을 古今亭(고금정)이라하고는 때때로 同志(동지)들과 더불어 優遊自適(우유자적)하시면서
消日(소일)하셨다. 配位(배위)는 長淵 盧琮欽(노종흠)의 따님인데 인품이 너그러우시고 은혜로우셨다. 1933년
癸酉年(계유년) 二月 十三日에 考終命(고종명; 자기 수명대로 살다가 편안하게 죽음)하시니 享年(향년) 七十六세이셨다.見言行錄(견언행록),有遺稿.
묘; 본동 紫皐山(자고산)아래 坤坐(곤좌)의 언덕, 묘비;묘소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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