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재

축시(환규)

紫陽山屹白雲天 자양산(紫陽山) 백운(白雲)이 서린 하늘에 높이 솟아있는데
齋屋新成世壟前 재실이 대대로 무덤이 있는 곳 앞에 이루어졌네.
花樹繁陰同一巷 화수(花樹)28)의 무성한 그늘 한 마을을 함께 하고
杉松秀色護千年 삼나무와 소나무 빼어난 빛 천년을 호위하네.
常招盃酒酬賓客 항상 술을 가져오라 명하여 손님들과 수작하고
不換　金讀聖賢 상자의 금(金)과 바꾸지 않을 성현(聖賢)의 책을 읽네.
名義存心心自戒 명의(名義)를 마음속에 보존하여 스스로 경계하니
憑軒此日意悠然 난간에 기대어 있는 오늘날 뜻이 아득하네.
後孫煥奎謹稿

28) 화수(花樹) : 종족(宗族)의 모임을 이르는 바, 곧 일가(一家)의 사람을 가리켜 말한 것이다. 당(唐)나라 때 위씨(韋氏) 일가들은 종회법(宗會法)이 있어 원근의 친족들이 자주 한 자리에 모여서 골육(骨肉)의 정을 도탑게 하였는데, 문장가인 잠삼(岑參)의 위원외화수가(韋員外花樹歌)에 "그대의 집안 형제를 당할 수 없으니, 여러 경상(卿相)과 어사와 상서랑이 즐비하네. 아침마다 꽃아래에서 항상 빈객들 모이니, 꽃이 옥 항아리에 떨어져 봄 술이 향기롭네. 〔君家兄弟不可當列卿御史尙書郞朝回花底恒會客花撲玉缸春酒香〕" 하여 이 사실을 읊었다. 이후로 종족의 모임을 '화수회(花樹會)'라고 칭하게 되었다.